1. 최순우 옛집 소식- 꽃내음 가득한 최순우 옛집의 봄
4월 3일, 최순우 옛집이 겨울 휴관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엽니다. 최순우 옛집의 봄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산수유의 꽃봉오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면 잠자고 있던 상사화며 원추리, 옥잠화 새싹이 땅밖으로 길게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마침내 꽃망울이 터지면 생강나무와 함께 뒷마당은 노란 빛깔로 가득 찹니다.
3월 19일에는 기분 좋은 생강나무 꽃향을 맡으며, 정원수 가지치기 작업을 하였습니다. 2004년 이후로 전지를 하지 않아서 무성했던 나무들은 조종학, 조종철님의 노련한 손길로 건강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최순우 옛집을 위해 큰 도움을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3월 22일과 31일은 봄맞이 대청소와 함께 그동안 인연을 맺었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하는 ‘자원활동가의 날’을 개최하였습니다. 이틀간 약 40명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최순우 옛집의 곳곳을 깨끗이 청소하고, 즉석에서 부친 빈대떡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2007년에도 최순우 옛집에서는 문화프로그램과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로 매달 넷째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특별개관을 합니다. 이번 특별개관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문화는 내 친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로그램 신청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개관 시간 내에 오시면 자유롭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구정 이후부터 시작되었던 최순우 옛집의 옆집 신축공사는 현재 기존의 한옥이 모두 철거되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공사 소리로 어수선한 가운데 3월 13일까지 싸이월드에서 진행되었던 온라인 서명에는 5,142명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동참하여 안타까운 소식을 함께해주셨습니다. 서명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김미현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간사
■ 최순우 옛집 일요일 특별개관 안내
-매월 넷째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4월~11월)
2. 최순우 옛집 ‘자원활동가의 날’ 후기- “마음은 훈훈, 배는 든든했던 즐거운 하루”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NT회원이자 삼성에버랜드 환경개발사업부 단지개발팀의 팀 봉사활동 리더를 맡고 있는 조준성이라고 합니다. 2006년 8월 강화 당산리 피사리 활동후기를 쓰고, 두 번째로 한국NT 회원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지난 3월 23일, 저희 회사 팀원분들과 최순우 옛집 봄맞이 대청소에 다녀왔습니다. 겨우내 낙엽과 먼지에 쌓여있던 최순우 옛집을 방문했을 때, 뒷마당에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쌀쌀한 날씨여서 도심의 빌딩 숲 속에서는 아직 겨울인줄 알았는데, 성북동에는 어느덧 봄이 찾아왔었나 봅니다.
최순우 옛집은 4월 3일 개관을 앞두고, 2차례에 걸쳐 대청소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 첫 번째 차례여서 주로 뒷마당의 낙엽과 지붕 위 먼지를 쓸어내는 일을 하였습니다. 난생 처음 사다리를 타고 남의 집 지붕을 올라가보니 기분은 묘했고, 한옥 지붕위에 걸터앉아 있자니 영화 취화선의 한 장면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힘들게 땀방울을 흘리며 옥상에서 마당에서 빗질을 했고, 낙엽을 담고, 걸레질을 하였습니다. 작년에도 봄맞이 대청소를 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청소도구가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나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약 3시간... 저희 회사 부서원들은 물론이고 자원봉사 온 학생분들의 노고에 대청소는 금방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렇게 청소가 끝나갈 시점에 최순우 옛집 사무국 식구분들이 와인과 해물부침개를 멋들어지게 준비해주셨습니다. 뒷마당에서 간이 탁자를 펴놓고 와인을 기울이며 파전을 먹는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사무국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우린 아주 배부르게 먹었고,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매 달, 매 해 같은 곳에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보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자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최순우 옛집과 저희의 인연도 그러합니다. 최순우 옛집에서 계절이 바뀌고 꽃이 피는 것을 보며 정(情)이 드는 것이 아름답다면, 옆집이 허물어지고 주위가 변하는 것은 참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정과 아름다운 일들만 최순우 옛집에 깃들길 기원합니다.
글/조준성, 삼성에버랜드 환경개발사업부 단지개발팀
<문화유산소식>
시민유산 5호, 권진규 아뜰리에 개보수 내용과 공사보고
권진규 아뜰리에는 동선동 언덕배기에 자리한다. 골목 계단 길을 조금 돌아 오른 곳에 작은 대문 너머로 기와지붕 살림집이 보이고, 뒤로 숨은 듯 아뜰리에가 자리한다. 아뜰리에는 선생이 직접 지은 것으로 마지막까지 그가 함께한 공간이기도 하다. 앞의 살림채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공간으로, 나중에는 동생가족이 같이 살았다.
한 쪽에 나무로 짠 층이 걸린 높은 천정의 아뜰리에는 단순하고 간출하다. 벽과 바닥에는 아직도 작업의 흔적이 남아있어, 작가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진다. 계획과 공사에서 가능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살림채는 증축되어 붙어난 부분을 철거하고, 젊은 작가가 쓸 수 있는 작업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앞을 가리는 살림채를 축소하고, 아뜰리에를 크게 부각하는 계획도 있었으나, 오히려 ‘구불구불한 골목길 위에 살림집 뒤로 가려진 아뜰리에’가 당시 선생의 불우한 처지와 예술적 고뇌를 전달 할 것으로 생각하여, 전체적인 건축물의 배치는 그대로 두었다.
현재 아뜰리에는 균열부분 등을 구조전문가와 점검하여, 보강방법을 세웠으며, 손상이 심한 상부 목구조 부재를 같은 크기로 교체하였다. 지붕 기와는 쓸 만한 것을 분별하고, 나머지는 가까운 모양과 색상의 것을 구하였다. 아뜰리에 입구복도는 예전의 밝은 천장으로 복원하고, 살림집에서 나온 무늬유리에 안전 쉬트를 붙여 천창으로 쓸 계획이다. 아뜰리에에 딸린 작은 방은 노후상태가 심각하여, 본래의 크기로 짓되, 창호, 출입문, 옷걸이, 조명 등은 그대로 다시 넣을 예정이다.
작업실로 쓸 살림채는 해체 후, 손상이 심한 기둥, 보, 도리 등을 교체하여 다시 조립하였고, 현재 지붕을 덮고, 방수와 마감을 앞두고 있다. 내부 각 부재의 모양과 구성은 간소하게 하여 아뜰리에의 조형개념이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건물 주변과 마당은 가능한 원래의 높이로 회복하고, 대문도 이전처럼 아뜰리에 출입대문을 두고, 새로이 계획하였다.
짧은 글로는 어렵고 힘든 일을 하시는 공사 및 관계자분들의 노고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권진규 아뜰리에를 잘 이루어내어 시민들의 소중한 자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조정구 (재)NT 권진규 아뜰리에 보수 설계 담당, 구가도시건축 소장
<후원하신 분들>
* 재단후원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
(2월 21일 ~ 3월 20일)
재단 일반후원 → 신성수(5백만원) 홍기옥(2만원) 어윤원(5천원)
CMS: 김소선(1십만원) 문희경(1십만원) 최성숙(1십만원)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 김종규(1십만원) 김혜승(2만원) 싸이월드 타운(3만4천2백원) 임해숙(2만원) 어윤원(1만원)
CMS: 성낙윤(1십만원) 정상희(5만원) 나무영(3만원) 김도영 김보경 김복례 김정미 김혜숙 박정란 유동한 이국강 이용미 전시현 정기숙 조진영 하은주
도래마을기금 후원 → 정청자(1백만원) 유화숙(1십만원 )이상복(1십만원) 이종숙(1십만원) 무명인(1십만원) 지성후(5만원) 이안숙
권진규아뜰리에기금 후원 → 정청자(1백만원) 지성후(5만원)
기타 후원 → 조종학, 조종철(최순우 옛집 정원수 전지작업) 이명우(음료수 5상자)
새내기회원(2/21~3/20) → 신성수
*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안내
- 재단 일반후원: 신한은행 100-020-297069
-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신한은행 100-021-108031
- 도래마을기금 후원: 신한은행 100-022-647785
- 권진규아뜰리에기금 후원: 신한은행 100-022-011883
- 예금주: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
- 소득공제 후원영수증 발급 문의: 재단 사무국 02-3675-3401~2
<알림마당>
* 시민유산 4, 5호 후원 안내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시민유산 4호 나주 도래마을 홍씨고택’과 ‘시민유산 5호 권진규아뜰리에’의 보전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식지의 ‘후원해주신 분들’란에 안내된 재단 후원계좌로 입금해주시거나 별지로 첨부된 후원약정서를 읽어보신 후 작성하셔서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재단 사무국>
전화: 02-3675-3401~2 팩스: 02-3675-3403
주소: (136-824) 서울시 성북구 성북2동 126-20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최순우옛집’ 자산을 출연하여 2004년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