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웹소식지

2010년 1월 웹소식지

 

우리 전통 음식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장이겠죠!

도래마을 옛집에서 내년부터 직접 담근 장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에 따라 가장 기본이 되는 메주 띄우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메주는 ‘정성’이라, 아무 날에나 할 수 없습니다. 예로부터 '손 없는 날'이라고, 좋은 날을 받아야 합니다. 옛집에서도 12월 10일, 메주를 쑤는 날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메주를 만들기 위해 산 콩은 모두 5말 6되입니다.

하루에 하지는 않고 이틀에 나누어 진행했는데 10일에는 옛집에서 사용할 장용으로 우선 한말 여섯 되를 삶았어요.

나머지 4말은 회원들에게 한정판매 하기로 했습니다.




콩을 깨끗이 씻고 콩 껍질은 미리 걸러놓는 게 좋습니다. 삶은 와중에도 콩 껍질이 저절로 벗겨져 둥둥 뜨는데 그 콩 껍질과 거품이 어우러져 가마솥을 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이죠.



하룻밤을 재워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게 펴진 콩.


너무 오래 삶아도 콩에 있는 영양분이 빠져나가 좋지 않다고 해요.

이 정도 양이면 네 시간은 푹푹 삶아줘야 찧을 때 잘 으깨집니다.


콩이 잘 익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 그냥 갈아서 콩국수 해먹어도 되겠어요. 

익은 콩은 소쿠리에 담아 물을 빼줘야 합니다. 콩 물이 덜 빠지면 메주를 만들 때 너무 질어져 메주 모양이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콩이 뜨거울 때 절구에 찧고 메주를 만들어야 모양이 잘 나옵니다.

식어서 만들게 되면 딱딱하게 굳어서 예쁜 모양이 나오지 않고 겉이 갈라져요.

절구에 힘차게 쿵쿵. 콩알이 보이지 않도록 잘 뒤집어가면서 절구공이로 찧습니다. 두 사람의 박자가 척척 맞아야 합니다.

이런 장면은 인절미를 만들 때도 흔히 볼 수 있죠.

뭐든 보기에는 쉬워 보이나 봅니다. 5분정도 찧어봤더니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런 어머니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가 맛있는 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또 깨닫게 되었습니다.


메주틀에 베보자기를 깔고 메주를 넣어 일정한 모양을 만들어 줍니다. 옛집에서는 한 덩어리에 3.8kg을 맞추다보니 저 틀에 넘치더군요. 그
래서 하나하나 손으로 일정한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만들 때 유의할 것은 가운데 부분을 조금 얇게 만들어야 속까지 알맞게 마를 수 있습니다.
그래야 균도 알맞게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엉엮기를 하고 남은 짚이 몇 단 있습니다. 그 짚 중에 깨끗하고 곧은 녀석들로 잘 골라 닦고 지푸라기를 털어낸 다음 메주방에 깔아줍니다.
짚은 속이 비어 공기가 차있어 온도를 유지하기가 좋다는 거, 다들 아실거에요.
메주방에 이렇게 깔고 나중에 메주가 다 마르면 또 짚으로 감싸 메주가 잘 뜰 수 있는 역할도 할 예정입니다.



저울 무게를 같은 양으로 맞춘 다음, 덩이째 놓고 손으로 칩니다. 속이 비지 않고 단단해야 부서지지 않고, 모양이 납니다.

네모 메주를 짚 위에 놓습니다. 이때 메주끼리 붙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메주가 잘 마를 수 있도록 날마다 메주를 뒤집어 줘야 합니다.





일주일에서 열흘쯤 지나 메주가 어느 정도 마르면 짚으로 메주를 묶어 대나무 시렁에 걸어놓습니다.
이때에도 방은 훈기가 돌도록 불을 계속 때줘야 합니다.
이렇게 온돌방에서 발효시킨 메주는 통풍이 되도록 밖에 걸어 두었다가 사용합니다.

발효가 되어 잘 띄워진 메주는 흰 곰팡이가 겉으로 나오고 속은 황갈색이 좋다고 해요.
재래식 메주의 경우 전적으로 공기 중에 있는 균이 들어가 번식하게 되므로 메주 띄우는 장소에 따라 장맛이 크게 좌우됩니다.




육안으로 잘 뜬 메주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방법은 바깥쪽은 말라있고 노르스름하며 속은 약간 말랑말랑하고 쪼갰을 때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잘 뜬 메주이고, 표면이 거무스름하고 끈적거리며 축축한 것은 균이 부패한 것으로 장을 담갔을 때 맛이 없다고 합니다.
잘 띄운 메주는 깨끗한 물을 사용하여 솔로 문질러가며 깨끗이 씻어 다시 햇볕에 잘 말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 때 사용하면 됩니다.

 

요새는 이렇게 집에서 메주를 직접 띄워 장을 담그는 일이 흔하지 않아요.

메주를 띄우는 과정에서 냄새도 많이 나고 손도 많이 가기 때문이죠.

전통 재래 된장은 새끼줄이나 짚을 좋아하는 효모와 균 등이 작용하여 만들어져 혈전용해능력, 항암효과 등 각종 효능이 사먹는 된장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자연에 의존하다보니 균일한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고 만드는 시기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사먹는 된장은 단일균이기 때문에 각종 효능은 떨어지지만 균일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손으로 직접 만들어 정성이 깃들어 있는 전통 장을 따라올 순 없겠지요.

지금은 메주가 잘 뜨도록 말리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예쁘게 뜬 메주로 만든 “도래마을 옛집 표 된장과 간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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