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도래마을 옛집 체험답사 후기~*
지난 9월 28일,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2호인 '나주 도래마을 옛집' 체험답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답사에는 내셔널트러스트 회원님과 동행인을 포함한 총 30명의 시민 분들이 함께해주셨습니다.
당일의 답사코스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 답사 일행은 새벽부터 부단히 채비를 마치고 아침 버스에
각자 기대에 부푼 마음들을 실었습니다. 나주로 향하는 가운데, 일행은 답사의 해설을 맡아주신 류성룡
박사님의 간략한 마을 소개를 들은 후, 나주 금성관 - 나주 향교 - 도래마을 - 불회사에 이르는 답사
코스를 참고하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열었습니다.
나주의 유명음식 '나주곰탕'
나주에 도착 후, 본 고장의 유명한 음식 ‘나주곰탕’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답사 일행은 곧 나주 금성관
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때 중앙의 파견 관리들을 유숙하게 하던 곳으로, 1960~70년대에
두 번의 보수ㆍ복원과정을 거쳐 비로소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수많은 관람객
들이 이곳 금성관을 찾아와 과거의 역사적 발자취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금성관 관람에 이어 나주목 문화관에 들른 일행은 문화관 내 모형 지도를 통해 나주 시내 유적을 한 눈
에 살펴보고, 이내 나주의 유교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나주 향교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예부터 나주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장을 이른바 소경(小京: 작은 서울)으로 칭할 정도로 그 자부심이 대단하였다는데,
향교의 건물 역시 서울의 성균과 같은 배치법 즉 전묘후학(前墓後學: 앞에 제향이 위치하는 대성전을
두고 강학을 하는 명륜당을 뒤에 두는 방법)의 방식을 따라 지었다고 합니다. 일행은 향교 안의 구석구석
에 담긴 여러 의미들을 짚어보고 되새기면서 곧 나주 도래마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나주 향교를 둘러보고 있는 답사 일행의 모습
도래마을에 도착한 일행은 도래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정자인 양벽정과 영호정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으로 마을의 답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입구 앞에서 도래마을에 관한 대략적인 의미를 짚어본
일행들은 본격적으로 마을 내 주요가옥을 탐방하면서, 각각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
었습니다. 류성룡 박사님의 해설과 함께 홍기응-홍기창-도래마을 옛집-홍기헌 가옥을 둘러보면서,
풍산 홍씨 일가가 번창 후 분가하여 각자 나름의 가옥 양식과 그에 따른 삶의 방식들을 이루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꼼꼼하게 살필 수 있었습니다.
양벽정을 둘러보고 있는 답사 일행
특히 시민문화유산 2호인 ‘나주도래마을 옛집’에서는 옛집에 담긴 이야기뿐만 아니라 시민유산을 꾸준히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한 방향성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시민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옛집 별당채에 앉아 나주배를 직접 먹어보는 다과 시간을 갖고 모두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도래마을 옛집 별당채의 모습
오후의 땅거미가 질 즈음, 일행은 마지막 답사 코스인 불회사로 향했습니다. 도래마을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덕룡산 자락의 불회사는 백제시대 때 중창한 사찰입니다. 사찰로 오르는 길에는 하늘로
곧게 솟은 수백 그루의 비자나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방문객의 몸과 마음을 저절로 씻어주는 듯
했습니다. 수백 년의 세월을 무심히 지켜온 불회사의 가을 풍경은 병풍처럼 둘러싼 산중 속에 고요히
묻힌 듯 한없이 아름다웠습니다.
불회사 내부의 모습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불회사의 숲속에서 씻어낸 후 답사 일행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왕복 10시간이 가깝게 소요되는 먼 거리임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들, 해설을 위해 수고해주신 류성룡 박사님께 진심의 감사말씀을 드리며, 마지막
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분들의 짧은 소감을 소개합니다.
"안왔으면 후회할 뻔 했을 정도로 답사가 되었다. 우리 전통가옥에 대해 점점 관심이 생기고 잔잔한 답사가
깊이 가슴에 남는다" - 안재형 학생
"하루 일정 프로그램으로는 더할 수 없이 만족스러웠다. 단순히 옛집을 보고 감상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
니라 박사님의 친절한 해설이 있어 더 유익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앞으로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답사, 체험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전유선 님
"내셔널트러스트에 관한 홍보로 좀 더 많은 기금이 모여져 우리의 다양한 문화유산이 후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 홍란숙 님
"이번 답사로 내셔널트러스트에 대해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옥에 대해서도 박사님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답사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뜻깊었습니다" - 한선화 님
글/ 강석훈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연구원
* 이번 행사는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에서 주최하였으며, 문화재청 1문화재 1지킴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