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소식지 문화유산 소식
1. 최순우 옛집 소식
4월, 최순우 옛집은 봄 향기로 가득합니다. 최순우 옛집 뒷마당에는 개나리, 진달래보다 먼저 꽃을 터트리는 산수유가 세 그루나 있습니다. 채 떨어지지 않은 붉은 산수유 열매와 노오랗게 화사한 꽃이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심심했던 겨울 풍경에 비로소 생기를 불어넣는 듯합니다. 생강나무도 질세라 탐스러운 노란 꽃봉오리 틔워내고 알싸한 향기까지 덤으로 주니 눈과 코가 동시에 즐거운 옛집의 초봄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최순우 옛집은 넉 달 동안의 동절기 휴관을 마치고 4월 1일이 다시 개관합니다. 개관을 앞두고 2주 동안 두 번의 토요일에 걸쳐 봄맞이 대청소가 있었습니다. 소리 없이 날아와 최순우 옛집 지붕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던 바위솔과 잡초 등을 이번 기회에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까지 옛집의 나무들을 수북하게 덮고 있던 낙엽과 안채의 방한 작업을 위해 외벽에 둘러쳤던 비닐도 제거했습니다. 낙엽을 걷어내니 이제 막 땅을 뚫고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새싹들이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어 다시 한 번 성큼 다가온 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채양에 쌓인 낙엽과 나뭇가지, 돌조각 등도 털어버리니 최순우 옛집 지붕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사랑방과 안방 등 안채의 창문을 활짝 열고 바닥을 닦고 소장품에 쌓인 묵은 먼지를 털어내니 말 그대로 옛집에 봄을 맞이한 기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창틀과 문틀에 낀 먼지도 꼼꼼히 털어내고 황사 먼지로 건조해진 툇마루에 물걸레질까지 하니 어서 빨리 관람객을 맞아 따뜻한 봄 햇살 아래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청소를 끝내고 모아둔 쓰레기 더미를 보고 있자니 휴일에도 달려와 도움 주신 자원활동가 분들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3월 18일에 오셔서 도움주신 KT 북부망과 혜화지사 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3월 25일에 오셔서 도움주신 많은 자원활동가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자원활동가 여러분의 참여로 관리되는 최순우 옛집은 개관 이후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최순우 옛집에서는 한옥과 정원관리, 방문객 맞이 등을 도와주실 정기 자원활동가를 모집합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지난해 ‘최순우와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던 문화강좌에 이어 올해도 최순우 옛집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합니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5월과 9월을 ‘문화와 노는 달’로 꾸며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에 주제가 있는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5월 ‘문화와 노는 달’에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을 ‘그림과 노는 날’로 정해 성북동 지역의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린이 수묵화 교실’을 마련합니다.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은 ‘역사와 노는 날’로 일반인 대상의 무료 강좌를 준비해 혜곡 선생과 간송 선생의 일화와 많은 예술인의 보금자리였던 옛 성북동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들어봅니다. 이밖에도 최순우 옛집 회의실 무료 대여사업을 진행합니다. 문의전화 02)3675-3401~2
나들이하기 좋은 봄입니다. 봄맞이 단장을 하고 새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한 최순우 옛집에 오셔서 느긋하고 편안한 시간 누리시길 바랍니다.
* 최순우옛집 5월 ‘문화와 노는 달’ 안내
<그림과 노는 날>
일시: 5월 6일, 20일(토) 오후 1시
내용: 성북동 지역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옛집의 봄’을 주제로 수묵화 그림 그리기
강사: 이호신(한국화가, ‘우리 그림이 신나요’ 저자)
<역사와 노는 날>
일시: 5월 13일, 27일(토) 오후 1시
내용: 혜곡 선생과 간송 선생, 옛 성북동 이야기(일반인 대상 무료 강좌)
강사: 이세용(역사탐방연구회장, 전 도산문화사 대표)
※강사진과 행사시간은 사전에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문의전화: 02-3675-3401~2
▲최순우옛집 봄맞이 대청소-지붕 바위솔 제거
2. 문화유산위원회 신임 위원장 선출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 3월9일(목) 안국동 윤보선가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김홍남(국립민속박물관장)위원장의 이임과 윤상구(국가지정문화재 윤보선가 대표)위원장의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 4년간 최순우 옛집의 매입과 보수, 개관 및 문화유산 보존 활동에 헌신해온 김홍남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신임 윤상구 위원장의 새로운 각오로 2006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각 분야의 전문가 5명을 신임 위원으로 맞이하여 더욱더 활동적인 모습을 갖추어 나가기 위한 기반도 마련하였습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한옥은행(Hanok Bank)’, ‘전통마을 및 고택 보존’, ‘법․제도 및 국민신탁’ 분야의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핵심사업으로 채택을 결의하였고, ‘사이트 프로그램 및 전시기획’, ‘근대문화유산’, ‘매장 및 발굴문화유산’, ‘소나무 경관보존’등의 사업 영역에도 관심을 갖고 활동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 문화유산분야의 내셔널트러스트운동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글/최호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