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소식지 문화유산 소식
1. 최순우 옛집 소식
봄에 만물이 소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옛집에서 보고 느끼는 봄은 매번 놀라움 섞인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얼었던 땅을 뚫고 하루가 다르게 무성해지는 녹색의 향연 앞에서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란 산수유가 성북동에서 가장 빨리 봄을 알려주는가 싶더니 한발 늦게 꽃을 피운 진달래와 목련을 보면서 자연 앞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위를 매기는 일은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습니다.
4월 1일 개관을 한 최순우 옛집은 예년보다 조금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아직은 한산한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명자꽃, 보랏빛 종지나물꽃이 피고 나무 가지마다 한창인 새싹들이 옛집에 다채로운 색을 입혀줍니다. 겨우내 추위를 피해 사무국으로 들어와 있던 수련은 다시 앞마당 물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올 한해도 어여쁜 꽃을 피워 관람객을 즐겁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5월에는 옛집의 아담한 뒷마당에서 즐거운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화와 노는 달’이라는 이름아래 역사, 그림, 시를 주제로 행사를 갖습니다. ‘그림과 노는 날’, ‘시와 노는 날‘과 달리 ‘역사와 노는 날’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회원님들과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혜곡 선생과 간송 선생의 일화와 옛 성북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지난 소식지에 공지했던 행사 일정이 강사 사정으로 변동 되어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간송미술관의 봄 개관 동안에는 옛집이 일요일에도 문을 엽니다. 5월에는 더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간송미술관의 정확한 개관기간은 신문 보도를 참고해주십시오.)
*최순우 옛집 ‘역사와 노는 날’ 안내
- 일시: 5월 14일, 21일 (일) 오후2시
- 내용: 혜곡 선생과 간송 선생에 대한 일화, 옛 성북동 이야기
- 강사: 이세용 (역사탐방연구회장, 전 도산문화사 대표)
- 문의: 02-3675-3401~2
2. 최순우 옛집 즐거운 이야기 하나-杜門卽是深山
“문을 닫아걸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다” 어떤 글보다도 최순우 옛집과 잘 어울리는 한 문장입니다. 바로 사랑방에 걸려있는 현판인 ‘杜門卽是深山’의 뜻풀이입니다. 최순우 선생이 직접 쓴 글로 만든 이 현판은 그 뜻만큼이나 호젓하고 정갈한 선생 필체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냈던 출판사 학고재의 우찬규 사장은 어느 칼럼에서 최순우 선생의 필체를 가리켜 ‘고랭지 채소’ 같다고 했습니다. 세상에는 누린내와 비린내 나는 글씨가 많은데 선생의 글씨는 욕심이 없고 풋풋한 글씨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후원의 떡갈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여러 산나무들은 “산중과 같다”는 현판의 글귀처럼 철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행복감을 선사해줍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후원에 커다란 산나무들이 저 있을 곳에 가만히 앉아 묵묵히 계절을 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고요한 산사에 온 것 같아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합니다. 현판 끄트머리에 최순우 선생 스스로를 ‘午睡老人’이라고 쓰고 있는 것도 고요하고 깊은 산속에서 느낄 수 있는 나른한 정취 때문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되뇌어 봅니다.
3. 재단 소식
재단 신임 이사장 선출 및 홈페이지 오픈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임기 만료된 김인회 이사장(전 연세대학교 교수, 한국박물관교육학회 회장) 뒤를 이을 후임 이사장으로 윤상구 이사(국가지정문화재 윤보선가 대표)를 선출했습니다. 지난 2년간 재단법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준 김인회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4월 23일부터 정식으로 활동에 들어간 윤상구 이사장의 힘찬 각오와 함께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재단법인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재단 홈페이지가 5월에 오픈됩니다. 앞으로 최순우 옛집 소식과 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사업 소식들을 이곳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www.nt-heritage.org
4. 재단후원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
(2006년 3월 24일 ~ 4월 20일)
재단 일반후원 →차근식(10만원) 한현숙(10만원)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김종규(10만원) 박정란(1만원) 이병찬(12만원) 임해숙(1만원)
*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안내
- 재단 일반후원: 조흥은행 336-01-096371
-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조흥은행 336-01-097120
- 예금주: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
- 입금하신 분들은 재단 발행 영수증 발급을 위하여 사무국
(02-3675-3401~2)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5. 알림마당
신입활동가 소개
최순우 옛집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은 봄과 함께 특별한 식구를 맞이했습니다. 바로 옛집의 소장품과 전시회 등을 담당할 지숙화 인턴 학예사입니다. 최순우 옛집의 소장품들이 제 자리에서 빛날 수 있도록 힘써주실 지숙화님의 활동에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