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소식지 문화유산 소식
1. 최순우 옛집 소식
여름철 무더위는 도심의 빌딩을 돌고 돌아 한발 늦게 한옥에 찾아옵니다. 1920년대 말에 지어져 우리나라 전통 한옥의 모습을 비교적 많이 담고 있는 최순우 옛집도 너른 마당과 녹음을 자랑하는 나무들로 한낮에는 도로가보다 훨씬 시원합니다. 콩알만한 크기에 앙증맞은 생김새로 어린 손님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던 감꽃은 모두 지고 이제 그 자리에는 막 부풀기 시작한 어린 감이 송글송글 맺혀있습니다. 키 작은 밤나무도 겨우 도토리만한 밤송이를 달아내고 뜨거운 여름 태양아래 키울 준비를 합니다. 몇 해에 걸쳐 해거리를 하던 최순우 옛집의 과일나무들이 올 가을에는 풍성한 선물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긴 더위가 지겹지 않은 것은 이처럼 덜 여문 것들을 옹골차게 해주는 성장의 아름다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나무, 밤나무처럼 최순우 옛집도 여름을 나기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지난달 8일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사 지원팀 직원 분들이 방문한 날, 질긴 생명력으로 지붕을 덮고 있던 잡초들은 옛집과 작별인사를 해야 했습니다. 청소뿐만이 아니라 소장품 관리를 위해 꼭 필요했던 제습기 3대와 소화기 등을 기증해주신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사 지원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글/김미현 간사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사 지원팀
2. 최순우 옛집 즐거운 이야기
-옛집에 돌아온 수석
최순우 옛집 안채엔 작은 수석이 있습니다. 최순우 선생이 이경성 선생에게 건네주었던 수석입니다. 옛집이 복원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면서 이경성 선생이 그 수석을 기증해주셨습니다. 조용하고 담담한 수석이 두 분의 깊은 우정을 보여줍니다. 또한 두 분이 서로에 대해 쓴 글에서 그 우정의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최순우 선생은 이경성 선생을 가리켜 ‘멋진 노경’이라고 하며, “그처럼 노년에 아름답게 살고 아름답게 늙어간다면 한이 없을 것만 같다”고 했습니다. 이경성 선생은 최순우 선생을 ‘목정노인 최순우, 몸에 배인 한국미의 발현’이라 하며, “최순우 선생 집을 다니며 그가 만들어내는 한국미 서린 분위기를 마음껏 흡수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수석을 좋아하던 최순우 선생의 이끼를 올리는 기술은 아무도 못 따라갔다고 했습니다. 절친한 벗이었던 최순우 선생이 떠나고 난 뒤 이경성 선생은 ‘어느 미술관장의 회상’이란 책에서 지난 우정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최순우 선생이 떠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옛집 안방에 놓여 진 수석은 물 받침에 담겨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검푸른 빛깔이 도는 수석은 아담하지만 단단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돌섬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습에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고 즐겼던 최순우 선생의 안목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생을 박물관에서 헌신하고 노력한 두 분의 인생은 닮아있습니다. 우리 것에 대한 애정으로 쌓은 우정은 세월과 함께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나이를 먹어가는 수석의 모습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글/ 지숙화 인턴학예사
3. 재단후원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
(2006년 5월 25일 ~ 6월 20일)
재단 일반후원 → 한현숙(10만원) (주)디자인하우스(100만원)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김종규(10만원) 이세용•정부자(38만6800원) 임해숙(1만원) KT서울북부NSC(10만원)
*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후원안내
- 재단 일반후원: 신한은행(구. 조흥은행) 336-01-096371
- 최순우옛집기금 후원: 신한은행(구. 조흥은행) 336-01-097120
- 예금주: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
- 입금하신 분들은 재단 발행 영수증 발급을 위하여 사무국(02-3675-3401~2)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